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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앙의 발걸음

종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가치있는 일인가? 본문

삶속의 신앙 나눔

종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가치있는 일인가?

이상근 마태오 2020. 6. 19. 23:43

매우 단순한 질문 하나를 던져 보겠습니다.

 

“우리는 선한 삶을 살아야 하나요?”

 

길거리에서 아무나 붙잡고 이러한 질문을 던져보면, 백에 아흔 아홉은 그렇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러한가요?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이것입니다.

 

“어째서 우리가 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저마다 다를 것입니다. 한발짝 더 나아가보지요.

 

“무엇이 선한 것인가요?”

 

이쯤 오면 답이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누군가는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선한 것이라고 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누군가 희생 당하더라도 공동의 이익이 있으면 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이런 질문들이 쓸데 없는 것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각자의 답이  곧  그사람의 삶의 많은 선택들에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따라 미리 생각 해 보면서 중요한 질문들에 답을 해 볼 수도 있겠고, 

혹은 즉흥적으로 상황이 닥칠때 마다 답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누구나 결국은 답하기 어려운 중요한 질문들에 답해야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죠. 

 

각자 이러한 질문들에 하나 하나 양심과 지식을 동원하여 답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역사 속에서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려고 한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닙니다. 

모든 종교를 동일한 범주에 놀 수 없지만 큰 그림에서 볼때, 

종교는 답하기 어려운 중요한 질문들에 대해서 역사속의 수 많은 사람들이 

고민해서 정리해 놓은 일종의 체계적인 답안지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종교가 가르치는 내용들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적어도 삶의 선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수많은 질문들이 무엇인지 이해하는데에 도움이 되며 

그것들을 과거의 사람들이 어떻게 답하려고 노력 해왔는지를 들여다보는  의미 있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종교가 답하려고 하는 질문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수도 없이 많겠지만,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 
  • 인간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 인간의 고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삶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종교들이 답하고자 했던 모든 질문들이 의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 신앙은 ‘번개가 왜 치는가?’에 대한 답을 신의 분노 에서 찾았는데, 

현시대의 우리는 번개가 왜 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번개가 왜 치는가?’에 대한 답을 오늘날에도 종교에서 찾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의미 없는 질문 하나가

나머지 중요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들 마저 모두 의미 없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스도교와 무신론적 세계관이 앞서 나열한 질문들에 대해 대답한다면 그 답이 매우 다를 것입니다.

 

그리스도교는 다음의 질문들을 대해 이렇게 답할 것입니다.

  •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  - “하느님이 창조하셨다.”
  • 인간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 “하느님을 다시 만나는 영원한 지복직관의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 인간의 고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 “하느님은 더 큰 선을 위해 고통/악 을 허하실 수 있다”
  •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 삶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하느님 안에서의 영원한 삶 혹은 하느님과의 영원한 단절이 기다리고 있다.”

 

 반면, 무신론적 세계관의 경우 다음과 같은 (혹은 비슷한) 답을 할 것입니다.

 

  •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  - “세상은 우연히 혹은 그 자체로 존재한다.”
  •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 인간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 인간의 고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 “고통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것에 의미는 찾을 수 없다.”
  • 삶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 “아무것도 없다.”

 

어떠한 답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개인의 몫입니다.

 

다만 “세상을 하느님이 만드셨다.”라고 하는 것을 진지한 성찰과 검증이 없이 받아들이고 진리라고 믿는 것이

 ‘번개가 치는 것’을 ‘신의 분노’ 때문이라고 믿는 것과 같은 오류에 빠질 수 있듯이, “세상은 우연히 혹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하는 것도 이성적 성찰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면 같은 오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기존의 종교체계에 속해 있지 않은 사람도 누구나 자기 나름의 가치 체계와 세계관을 가지고 삽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조금 강한 주장을 해본다면,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종교 (가치체계와 세계관)를 가지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따라서 신을 믿지 않는 다고 해서, 자신의 세계관이 오류에 빠지지 않는다고 믿는 것은 잘 못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약

  • 세상에는 답하기 어려운 중요한 질문들이 있다.
  •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각자의 답은 삶에 큰 영향을 끼치기에 매우 중요하다.
  • 종교는 이 질문들에 대한 체계적인 답을 제시한다
  • 신을 믿지 않는 사람도 종교의 가르침을 통해 삶의 중요한 질문들과 그 답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에 종교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다.
  • 종교의 가르침에 대해서 맹신해서는 안되며 이성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 신을 믿지 않는 사람도 자기 자신의 세계관과 가치 체계를 가진다.
  • 종교와 마찬가지로 무신론적 세계관을 포함한 모든 세계관은 맹신에 앞서 이성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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