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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 기도의 유래와 의미는 무엇인가요? 본문

가톨릭 신자는 무엇을 믿나요?

묵주 기도의 유래와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상근 마태오 2020. 6. 19. 23:38

저는 어려서부터 어머님께서 성모상 앞에 앉아 촛불을 켜고 묵주 기도를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컸습니다. 묵주 기도는 우리 가톨릭 신앙인들의 기도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 하고 있습니다.

 

묵주 기도는 성호경을 긋는 것으로 시작하여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성모송을 여러번 반복하는 형태로 이루어진 기도 입니다.

그런데 묵주 기도를 잘 하지 않는 입장에서 보면, 같은 기도를 계속해서 주문 외우듯 반복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기도일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또 성경은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마태 6장 7절)”

 

같은 말을 계속해서 되풀이 하면서 바치는 묵주기도는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 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한 묵주 기도의 전통의 정확한 유래는 알기 어렵습니다만, 가장 처음은 3세기 경에 그리스도인들이 바치던 관상 기도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관상 기도는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톨릭 교리서 2716),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시편 150편을 낭송하면서 관상 기도를 바쳤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오늘 날 처럼 모두 글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서, 시편 150편 대신 주님의 기도를 150번 반복하여 바치는 기도의 유래가 생겨났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도 기도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기도에 집중하기 위해서 돌맹이나 나무조각을 가지고 숫자를 세면서 바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래, 묵주의 형태를 갖춘 도구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성모송 150번을 암송 하는 것은 ‘마리아의 시편’ 이라고도 불렸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예수님의 탄생부터 죽음과 부활을 목격하신 성모님의 눈으로 에수님의 생애를 바라보는 영성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묵주 기도는 형태는 여러가지 였습니다만, 오늘날과 같은 형태가 정해진 것은 1569년 교황 비오 6세가 발표한 칙서에 의해서 입니다.

 

교황 비오 6세는 묵주기도를 구성하는 것이 두 가지 임을 가르쳤습니다. 첫 번째는 소리 내어 하는 기도, 즉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 10번, 영광송, 구원의 기도 를 암송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소리내어 하는 기도와 동시에 마음으로 구원의 신비를 묵상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 10번, 영광송, 구원의 기도를 바치는 것을 한 ‘단'이라고 하며 각 단마다 다섯 부분으로 이루어진 환희, 고통, 영광의 신비를 묵상하도록 하였습니다.

 

각 신비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환희의 신비
1.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심을 묵상합시다.
2.마리아께서 엘리사벳을 찾아보심을 묵상합시다.
3.마리아께서 예수님을 낳으심을 묵상합시다.
4.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성전에 바치심을 묵상합시다.
5.마리아께서 잃으셨던 예수님을 성전에서 찾으심을 묵상합시다.

 

고통의 신비
1.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피땀 흘리심을 묵상합시다.
2.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매 맞으심을 묵상합시다.
3.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가시관 쓰심을 묵상합시다.
4.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5.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영광의 신비
1.예수님께서 부활하심을 묵상합시다.
2.예수님께서 승천하심을 묵상합시다.
3.예수님께서 성령을 보내심을 묵상합시다.
4.예수님께서 마리아를 하늘에 불러올리심을 묵상합시다.
5.예수님께서 마리아께 천상 모후의 관을 씌우심을 묵상합시다.

 

이렇게 환희, 고통, 영광의 신비를 모두 기도 하게 되면 150번의 성모송을 암송하게 되는 것은 먼 옛날 시편 150편을 암송하던 것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200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 기도’를 통하여 묵주 기도를 권고하면서 예수님의 공생활의 주요 사건들을 묵상하는 ‘빛의 신비'를 환희의 신비와 ‘고통의 신비' 사이에 바치기를 권하셨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빛의 신비
1.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2.예수님께서 가나에서 첫 기적을 행하심을 묵상합시다.
3.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심을 묵상합시다.
4.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심을 묵상합시다.
5.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심을 묵상합시다.

 

교황님들의 교서를 통해 우리는 묵주 기도를 바칠 때는 성모송의 내용이나 기도의 지향이 아니라, 각 신비의 내용을 묵상하는 것이 올바른 묵주 기도의 방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묵주 기도는 따라서 빈말을 의미 없이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그리스도의 탄생, 공생활, 고난, 그리고 부활의 신비를 묵상하며 그 과정을 참여하는 것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묵주기도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의 탄생부터 공생활과 죽음, 부활까지, 당신 아드님의 일생 전체를 바라보며 묵상하신 성모님처럼 우리의 묵주기도는 성모님을 닮는 가장 아름다운 기도입니다. 하루의 시작과 마침을 묵주기도의 일상 가운데 머무는 이들은 그래서 행복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청하는 기도에 더 익숙합니다.

 

하지만, 성경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마태 6장 8절) 라고 하셨습니다.

 

묵주 기도를 통해 그리스도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는 기도에 익숙해 진다면, 더욱 풍성한 신앙생활이 될 것임을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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