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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앙의 발걸음

사랑이며 자비로우신 하느님은 왜 지옥에서 영원한 형벌을 내리시나요? 본문

가톨릭 신자는 무엇을 믿나요?

사랑이며 자비로우신 하느님은 왜 지옥에서 영원한 형벌을 내리시나요?

이상근 마태오 2020. 6. 19. 23:36

사랑이시며 무한한 선이신 하느님을 생각해보면, 지옥의 존재가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어찌하여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영원히 고통받게 하시는 것일까요?

비록 인간이 죄를 지었다고 할 지라도 말입니다.

 

그것은 자비로운 사랑의 하느님과 모순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분명히 교회는 지옥의 존재와 그 영원함을 가르칩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35)

 

하느님은 인간에게 자유 의지를 주셨습니다. 그 이유는 하느님께서 인간이 스스로 자유로운 의지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을 택하시기 원하시고 거부 할 수 없는 강제적인 사랑은 사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그리고 복된 이들과 이루는 친교를 '스스로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며

이 상태를 가톨릭 교회는 '지옥'이라고 합니다.

 

흔히 우리가 지옥을 떠올릴 때, 불구덩이 속에서 괴로워하는 악인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지옥의 고통은 인간 세상의 느끼는 고통이라기 보다는 "인간이 창조된 목적이며 인간이 갈망하는 생명과 행복을 주시는 유일한 분이신 하느님과 영원히 단절되는 것"이라고 가톨릭 교회는 가르칩니다.  

 

잘 알려진 개신교 신학자, C.S. Lewis 는 "지옥의 문은 밖이 아닌 안쪽에서 잠겨 있습니다. (Gates of Hell are locked from the inside, not from outside.)"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지옥은 하느님께서 악인을 혼내기 위해서 영원히 형벌을 주고 혼내는 장소라기 보다는, 스스로 영원히 하느님을 거부하는 것이며, 그로부터 오는 하느님과의 단절에서 오는 고통의 상태인 것입니다.

 

제 삶 속에서 경험한 일을 한 번 나눠 보려고 합니다. 

저는 글락 이라는 이름의 개를 한마리 키우고 있습니다. 

 

저와 글락은 아침마다 산책을 합니다. 항상 목줄을 하고 다니지요. 그런데 어느날 하루, 목줄을 채 하기도 전에 열린 문을 박차고 글락이 바깥으로 나가 버렸습니다.

 

저는 할 수 없이 개를 따라서 집으로 데려오려고 쫓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처음 맛보는 무한한 자유때문인지 신이나서 글락은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힐끔 힐끔 보면서도 계속 해서 멀리 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애가 탔고, 집에서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40분을 쫓아다녔습니다. 다행히 다른 분들의 도움으로 글락을 안전히 데리고 올 수 있었습니다만, 제가 만일 놓쳤다면, 그날 글락이 길을 잃고 집에 영원히 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떠나가 버렸으면, 따듯한 잠자리와 먹을 거리, 그리고 사랑을 받는 집에 영영 돌아오지 못하고 떠돌이 개가 되어버렸을 것입니다. 그럼 저는 슬퍼할 것입니다. 글락은 고통 받을 것이고요. 

 

하지만 글락이 저를 탓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글락이 자기의 선택으로 스스로 떠나가버린 것을 마음아파 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그저 이야기에 불과하고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는 훨씬 더 심오한 것이겠지만, 지옥의 존재를 하느님 탓으로 돌리지 않는 다는 것이 어떤것인지 개인적으로 체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편, 가톨릭 교회는 분명 지옥의 존재를 가르치지만, 어떤 개인이나 사람들이 지옥에 있음을 선포하거나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지옥은 악인들로 가득차 있을까요, 아니면 텅 비었을까요?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미국의 로버트 배론 주교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거룩한 사랑은, 자유롭게 거부 될 수 있고, 이는 고통을 낳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이, 결국에는, 가장 고집스로운 죄인까지도 누그리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참으로 희망하며, 희망해야 합니다. (The divine love, freely rejected, results in suffering. And yet, we may, indeed we should, hope that God’s grace will, in the end, wear down the even the most recalcitrant sinner.)"

 

죄, 악, 지옥과 같은 것은 우리의 머리로 이해하기 힘들지만, 우리가 해야할 것은 명백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세상에 내리고 완고한 사람들의 마음 속에 닿기를 기도하고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이상근 마태오 드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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