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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앙의 발걸음

가톨릭 성경은 왜 개신교 성경보다 7권 많은 73권일까요? 본문

가톨릭과 개신교

가톨릭 성경은 왜 개신교 성경보다 7권 많은 73권일까요?

이상근 마태오 2020. 6. 19. 23:44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여기고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가톨릭 교회는 성전의 기록된 산물인 성경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개신교의 '오직 성경'은 성경이 모든 교리의 유일한 원천이라는 개념으로써 개신교 신학의 핵심 줄기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성경이 그렇게 중요한 문서라면, 지금 정경으로 간주하는 책들이 어떻게 정해졌는지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들은 매우 많았습니다. 그 문서들 중 어떤 것이 구약 성경의 일부가 될 자격이 있는 것일까요? 예수의 십자가 사건 이후, 예수의 일대기와 가르침을 기록한 문서는 매우 많았는데 우리가 성경으로 인정할 수 있는 책과 아닌 책은 어떻게 구분 되었을까요? 

 

성경은 여러 책들의 묶음이며 성경 스스로는 어떤 책이 성경인지를 말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누가, 언제, 어떠한 권위를 가지고 하느님의 영감을 받아 기록된 책들의 목록을 정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경은 구약 성경과 신약 성경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구약 성경은 천 여년에 걸쳐 쓰여진 이스라엘 민족의 유산이며 히브리어로 기록이 된 유대교의 경전입니다. 예수님 시대의 '성경'은 구약 성경을 지칭합니다. 그런데, 예수님 시대의 교부들이 널리 사용하던 언어는 그리스어였기 때문에 히브리어 원문 (마소라 본문) 이 아니라 히브리어 성경을 그리스어로 번역한 '70인역'이라는 성경을 사용하였습니다. 신약에서 예수님과 사도들이 인용한 성경의 구절들은 바로 이 70인역 성경을 인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70인역'은 히브리어 및 아람어로 작성된 마소라 본문의 그리스어 번역 뿐아니라 처음부터 그리스어와 같은 다른 언어로 쓰여진 글들을 일부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신약 성경은 예수의 일대기와 예수의 가르침을 담은 서신들을 기록한 책으로 처음부터 그리스어로 기록이 되었는데, 예수가 살아있을 떄 기록된 것이 아니라 십자가 사건 이후 초대 교회의 사도들이 기록 하였으며, 1세기 중반 정도에 기록된 것으로 봅니다.

 

그리스도교가 점차 퍼지면서 유대인들과 그리스도인들의 대립이 고조화되자,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경전 (구약)을 확실히 확립하고 기독교와 구분 지을 필요가 있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경전인 성경을 읽고 하는 것을 보면서 확실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유대인들은 얌니아 회의를 열어 유대교 정경을 새롭게 확립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얌니아 회의의 실제 개최 여부와 관련하여 회의적인 학자들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만 .. )

 

이때의 유대인들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히브리어로 쓰여진 원문이 있었는지의 여부 였습니다. 따라서 70인역에 포함되었으나 마소라 본문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책 7권은 유대교 경전에서 제외되게 되었죠. 

 

구약 성경의 목록은 70인역, 혹은 유대교의 얌니아 회의 등을 통해서 어느정도 목록이 정해지는 가운데에 있었습니다만, 신약 성경의 목록은 통일되어있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정경 목록의 확립의 필요성이 대두 되면서, 가톨릭 교회는 공의회를 통해 신약과 구약의 목록을 확정하게 됩니다. 신약과 구약은 목록은 서기 397년 가톨릭 교회 (서방 교회) 의 카르타고 공의회를 통해 구약 46권 (당시 분류로는 44권), 신약 27권으로 확정되었습니다.

 

 

 

구약의 정경 목록 확립과 관련하여서는. 70인역에는 포함되었으나 히브리어 원문이 없거나, 발견되지 않은 7권에 대한 교부들간의 논란이 있었지만, 가톨릭 교회는 이러한 7권의 경전성을 인정하고 정경으로 확정지었습니다. 이 결정은 유대인들이 7권의 경전성을 히브리어로 기록된 원전을 찾을 수 없다고 제외한 것과는 대조되는 결정이었습니다.

 

한편, 가톨릭 교회가 신약의 정경 확립을 위해 세운 기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사도로 인정되는 이가 직접 기록하거나 혹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가 기록한 문헌.

  • 성령의 영감을 받아 쓰여졌다고 믿을 수 있는 문헌.

  • 다른 문헌들과 모순되는 내용이 없는 문헌.

  • 믿음과 직제가 통합된 보편교회(Catholic Church)에서 사용되기에 적합한 문헌.

 등이 성령의 영감을 받아 쓰여진 정경이라는 것입니다.

 

당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책들도 있었는데, 예를 들어 베드로 묵시록, 유다 서간 등이 그러하고, 이는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기준들에 의거하여 결국 신약 성경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구약과 신약의 정경 확립 과정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이제,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봅시다. “누가, 언제 무슨 권위를 가지고 성경의 목록을 정하였는가?”에 대한 답은 가톨릭 교회가 공의회를 통해 사도좌의 권위를 통해 정경의 목록을 선포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확정된 성경은 나중에 라틴어로 번역되어 사용되다가, 382년 교황 다마소 1세의 지시에 따라 예로니모에 의해 라틴어로 번역되고 5세기 초에 완성이 되었습니다. 이를 '불가타' 혹은 새 라틴어 성경이라고 부릅니다. 불가타는 구약 46권 (제1경전 39권, 제2경전 7권), 그리고 27권의 신약과, 3권의 부록, 총 76권의 책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이 불가타는 이후 가톨릭 교회의 절대적인 정본이 되었습니다. 이후 1500 여년간은 이 정경 목록이 성경으로써 사용되었죠. 

 

잠깐, 그런데 어째서 오늘날의 가톨릭 교회는 73권 (구약 46권 + 신약 27권)을 성경으로 인정하는 반면, 개신교는 66권 (구약 39권 + 신약 27권) 만을 성경으로 인정하는 것일까요? 즉, 가톨릭 교회와 개신교가 같은 목록의 신약 성경을 사용하지만 개신교는 7권의 책이 제외된 39권만을 구약 성경으로 인전하고 있습니다. 어째서 일까요?

 

16세기 이후 종교개혁자들은 신약 성경 27권은 가톨릭 교회의 목록을 그대로 수용하였지만, 46권의 구약 성경 중 유대교의 경전으로 인정받지 않은 7권은 정경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39권만을 정경으로 인정하였습니다. 다시말해, 가톨릭 교회의 제2경전을 외경으로 분류하고 성경에서 제외하였습니다. 이때 제시한 이유로는 첫째, 히브리어 원문이 없어서 유대교인들에게 유대교 경전으로 인정 받지 못한 것, 둘째, 교부들 중 7권에 대한 경전성의 의문을 제기했다는 것, 그리고 그 내용이 ‘비성경적’이라는 것 등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개신교회의 입장에 대한 답변 차원에서 가톨릭 교회는 트리엔트 공의회를 통하여 이 7권의 경전 여부를 다시한 번 확정 짓게 됩니다. 다만, 이 7권의 책을 제 2경전으로 분류하였습다.

 

개신교에서 7권의 책을 제외한 이유에 대해 타당한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히브리어 원문이 없어서 유대교 경전으로 인정 받지 못했고 따라서 기독교 정경으로도 볼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 생각해봅시다. 사실 유대인들이 그들의 정경을 정하면서 7권을 제외하던 당시는 유대인들이 그리스도인들과 심각하게 대립하던 시기입니다. 따라서 1500여년이 지난 뒤에, 그리스도인들이 당시의 유대인들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것은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예수님과 사도들이 사용하고 인용하던 70인역은 오히려 이 유대인들이 제외했던 책들이 들어있었는데 말이지요. 한편 1947년에서 1956년경까지 사해 서쪽 둑에 있는 와디 쿰란에서 발견된 사해 문서에는 히브리어 원문이 없어서 경전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7권들 중의 일부 문서가 발견되어 ‘히브리어 원본’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제외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은 어느정도 힘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둘째, 교부들이 7권의 경전성 여부에 의심을 가졌기 때문에 정경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교부들 중 일부가 제2경전의 경전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교회 내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다만, 그것을 확정지어 공표하는 가톨릭 교회와 공의회는 항상 총 73권의 성경을 모두 정경으로써 사용해 왔습니다. 

 

셋째, 이 7권의 내용이 비성경적이다, 라는 것은 어떨까요? 개신교 측에서 문제삼은 이 경전의 ‘비성경적임’은 마카베오 하권등에서 개신교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연옥의 근거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카베오 하권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죽은 이들을 위하여 속죄를 한 것은 그들이 죄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었다”(2마카 12,45)에서 볼 수 있는 죽은 이들을 위한 속죄와 기도는 가톨릭의 연옥 교리의 근거가 되는 구절입니다. 사실 그런데, 가톨릭 교회의 입장에서 이 7권의 책은 비성경적인 내용이 아닙니다. 오히려, 연옥 교리를 부정하는 것이 비성경적인 것입니다. 성경이 먼저 있고 그 다음이 교리가 있는 것이지, 나중에 생긴 신학과 교리에 맞지 않는 다고 성경의 일부를 제외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결과적으로, 1500여년간 경전으로 인정받아 오고 교회에서 사용되었던 책들 7권은 개신교 성경에서는 빠지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가톨릭 교회의 연옥 교리는 성경에 근거 하지 않은 교리로써 부정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어째서 가톨릭 성경은 7권이 더 있습니까?” 라고  물어 본다면 어떻게 답해야 할까요?

 

이렇게 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질문이 잘못되었습니다. 어째서 개신교 성경은 7권이 빠져있습니까?”

 

성경 스스로는 어떤 책이 성경인지 말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우리 모두는 필연적으로 어떠한 권위에 따르는 것입니다. 성경 목록을 정하는 것은 “오직 성경”의 원칙으로 해결이 되지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권위에 따르는 것이 옳겠습니까? 

 

저라면, 예수님께서 부활하신지 1500여년이 지나 소위 종교 개혁을 주도한 사람들의 권위를 따르기보단  예수님께서 직접 세우시고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가톨릭 교회와 사도 전승의 권위를 따르는 것이 옳다고 답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디선가 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성경에서 숫자는 많은 것을 상징 합니다. 가톨릭 교회의 성경의 숫자는 73권입니다.  많은 신학자들은 성경에서 7이 완전함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3은 삼위일체에서 알 수 있듯이 완전함을 상징하지요. 반면 6은 불완전함과 인간의 약함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우연이라고 볼 수 도 있겠지만, 저는 이를 묵상하며 73권의 완전한 성경을 모두 읽을 수 있음에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이상근 마태오 드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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